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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 살 말 버릇 여든까지 간다

2020.11.06
























오도훈 
㈜한국뉴미디어그룹 대표 
한국몬테소리협회 이사 
전 MBN 앵커 


신언서판[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때 관료를 뽑거나 인물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았던 네 가지를 이르는 말이다. 신(身)은 외모와 몸가짐이 훌륭한 것을 말하고, 언(言)은 말씨와 언변이 뛰어난 것을 말하며, 서(書)는 글과 글씨체가 아름다운 것을 말하고, 판(判)은 상황 판단이 빠르고 정확한 것을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첫째와 둘째 기준으로 신(身)과 언(言)이 먼저 언급됐다는 점이다. 이처럼 몸가짐과 말가짐은 수세기가 흐른 지금에도 중요한 덕목이다.


말은 언어의 배움이 왕성한 유아기에 가장 중요하다. 쉽게 말하자면 유아기에 미국 가서 영어를 배우면 소위 말하는 네이티브가 되지만 그 이후에 영어를 배우면 완전한 네이티브가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 사투리도 마찬가지로 유아기에 만들어진 억양과 어투가 굳어진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 때 발음기관이 잘 작동하지 않고 부정확하면 말이 어눌해지고, 말을 잘하지 못하다 보니 말하기 꺼려지면서 자신감과 표현력도 떨어지게 된다.


한글은 다른 나라 문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 독창적으로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문자이다. 기본 자음 ‘ㄱ, ㄴ, ㅁ, ㅅ, ㅇ’ 다섯 자를 확장해서 만든 것으로, ‘ㄱ’은 혀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ㄴ’은 혀가 입천장에 붙는 모양, ‘ㅁ’은 입 모양, ‘ㅅ’은 이 모양, ‘ㅇ’은 목구멍 모양을 본떴다. 그래서 혀가 잘 움직이지 않거나 입을 작게 벌려 입모양이 정확히 만들어지지 않으면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여기에 소리까지 작게 내면 소통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드러나게 됐다. 대부분 강의와 소통이 화상으로 이뤄지면서 마이크를 통해 상대방과 나의 말을 듣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스피치 핸디캡을 알게 된 것이다. 아나운서 교육은 바로 이 스피치 핸디캡을 줄이고 스피치 역량을 강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아나운서의 기본요소는 듣기 좋은 음성, 정확한 발음, 세련된 억양, 좋은 비언어적인 표현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과연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니다. 모든 기술과 예능이 교육과 레슨을 통해 성장하듯 후천적 교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누구도 태어나면서 아나운서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나운서 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은 유아기부터 시작된 자신감 없는 소리와 불명확한 발음, 정돈되지 않은 억양(사투리)이 소아기,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굳어져 교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발표 모습을 보며 자신감 있게 말하라고 하는데, 말은 자신감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말은 제대로 된 교육과 반복된 연습을 통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기술의 우위를 느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정이다. 


잘못된 말버릇은 여든까지 간다. 유아기부터 바른 언어교육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면 성인이 돼서도 따뜻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이 언어의 온도를 높일 때이다.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에디터 | 월간유아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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